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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칼럼

불편한 진실과 스타판의 끝

이름없음님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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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고 게임단의 담합이고 뭐고 사실 모든 문제는 대한민국의 프로스포츠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에 기인한다. 수익이 안난다는 것.

KBO의 롯데 자이언츠가 어떻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회계 계산을 잘 하면 간신히 흑자를 내는 정도고, 나머지 야구 농구 축구 배구의 어느 팀도 흑자를 내지 못한다. 결국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기업들의 홍보장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 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간접적으로 생각 해 보자. MBC의 9시 뉴스 시작하기 직전에 'xxx에서 9시를 알려드립니다. 띡 띡 띡 땡~' 하던 광고가 1년에 30억짜리였다고 한다.(MBC 9시뉴스의 평균 시청률을 8%로만 잡아도 320만명이 그 회사 이름을 매일 듣는 것이다. 1주일에 한번씩이라도 듣는 사람으로 넓히면 1000만명 이상으로 훨씬 커질 것이고.) 몇 년 전 얘기이니 지금은 한 35억 할 지도 모르겠다. 또 다른 쪽으로 생각 해 보자. 황금타임에 광고를 15초 내보내는 데에 1000~1300만원 한다.

그렇다면 게임단은? 운영비 지출이 아닌 순 적자가 1년에 10~20억정도로 알고 있다.(공군 에이스는 예외겠지만..) 그렇다면 게임단 운영하는 것이 무한도전 하기 직전 타임에 100~150일간 광고 내보내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까? 당연히 답은 '회사마다 다르다'겠지만. 건실한 대기업이었으나 듣보였던 STX는 좀 더 나은 효과를 봤을 것이고, 어차피 게임팬이라면 다들 아는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은 그렇지 못했을 것이다.

억대연봉이 탄생하고, 임요환과 이윤열은 2억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비록 여기저기서 뜯겼을지 몰라도!) 임요환과 이윤열의 전례를 생각한다면 이제동은 2억 이상을 받아 마땅하다.(사실 다른 스포츠라면 연차와 인상률을 따지는 것이 관례이다. 류현진이 1년차에 트리플크라운 찍었다고 바로 수억대연봉이 되지 않았듯이. 그러나 이 바닥은 최소연봉조차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면 선수들은 그 연봉만큼의 홍보효과를 과연 해 줄까? 사실 잘 모르겠다.

몇명에게 홍보가 될까? 기업 이미지는 얼마나 좋아질까? pgr 회원이 3만여명이다. 맵돌이닷컴 회원은 5만여명이다. 요환동 회원은 25만여명이다. 위에 9시 뉴스 시보광고랑 비교해 보자. 1년에 드는 돈이 절반이니 절반의 광고효과를 내도록 하자. 1년간 게임단을 운영하면서 1주일에 한번이라도 그 게임팀의 이름을 듣는 사람이 과연 500만명이 될 수 있을까?

500만명. 한 해에 대한민국의 출생자 수가 60만명이라 치고, 너무 나이많거나 너무 적은 스덕들은 대충 오차로 제외하고 13살부터 30살까지 스덕질의 가용 나이라고 쳐 보자. 스덕질의 메인 타겟 1080만명. 그 중 절반이 1주일에 한번이라도 게임팀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호감을 갖게 된다. 이건 지나친 판타지 아니었을까?

어쩌면 불편한 진실이고, 거품이며, 광안리 10만 20만을 이야기 하면서 쌓았던 업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와서 거품에 공기를 불어넣지 않을 수도 없다. 이제동에게 2억을 주는 것은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지만, 그렇다고 1억만 제시하고 은퇴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물론 화승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미 협상에 임함에 있어서 기본 태도부터가 글러먹었다. 말바꾸기나 하고 알바질이나 하고 말이지..)

때마침 모 대기업 게임단의 팀 해체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어떤 두 팀은 매각을 여기 저기에 타진해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기적적으로 취소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하지만 진짜라면, 그래도 내가 한 시절이나마 몸담았던 스타판은 여기까지일지도 모르겠다. 99년에 그랬던 것처럼, 스타2와 함께 또 다른 거품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나타날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