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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칼럼

FA제도를 M.Porter의 경쟁전략 툴로 분석해 봅니다.

Success님 기고입니다.
http://www.fomos.kr/gnuboard4/bbs/board.php?bo_table=mania&wr_id=5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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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ideaclub.or.kr [10]
   http://www.ideaclub.co.kr [5]


마이클포터교수의 경쟁전략의 툴을 인용해서 FA를 보도록 합시다.

  포터교수는 산업경쟁을 유발하는 5가지 요인을 꼽습니다.

  진입장벽, 공급자의 교섭력, 대체재, 구매자의 교섭력, 기존 기업 간의 경쟁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이 툴을 보기에 앞서 생각하여야 할 것은 이스포츠산업의 규모는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제동을 생각해 봅시다.
  노동시장이라고 보고 공급은 프로게이머, 구매자는 구단입니다.
  원래 FA라는 것은 선수가 그동안 노력한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자유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구단에서 고과평가를 하지요.)

  완전 FA라면 조건없이 풀려야 정상이나 보상금과 보상선수 등의 제도는 진입장벽에 해당합니다.
  진입장벽이 높을 수록 선수에게 불리하지요. 구매자가 선수구입비에 +@로 들어가니까요.

  공급자의 교섭력을 봅시다. 매우 열악합니다.
  공급자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가 없습니다.
  이제동 선수는 공급자의 교섭력이 얼마나 없는 지 보여주는 극단적 사례입니다.
  간단히 야구를 보면 탑클래스 선수가 얼마나 몸값이 높아지는 지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1) FA 신청하는 구단은 원소속 게임단 제시 금액보다 높은 금액만 제시 가능
   2) FA결렬 후 재협상하는 구단은 원소속 게임단 최초 제시 금액보다 낮은 금액 제시 가능
   3) 미계약 선수 준프로 유지, 차기 FA 시도

      ☞ 결론 : 개인리그 참가 불허를 통해 공급자를 사실상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 고급 : 노동시장에는 분절성이 존재한다. 자기가 맡은 직무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산업에서 새로운
직무를 맡게 될 경우 여러 가지 진입장벽 들이 있어 다른 노동시장으로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몇 년간의 스타만 해 온 프로게이머들은 이 시장 이외에 다른 부분을 두드리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협상결렬만으로도 식물인간을 만들어 버린다는 것은 매우 무서운 내용이다.)

   * 추가로, FA신청하는 구단은 높은 금액만 제시하라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공급자(게이머)가 몸값을
낮춰서라도 다른 구단을 가고 싶어하는 데도 무조건 금액을 높이라는 조항은 구매자(구단)에게 유리한
조항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상품이었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감일 겁니다. 반면, 협상결과가 안되면
가격을 깍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구매자(구단)에게 유리한 조항입니다. 식물인간이 되지 않을려면 연봉 2천만원이라해도 계약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거죠. 화승이 FA결렬 시 가격을 깎지 않겠다라고 한 것은 이제동이니까 해 준 눈물나게 고마운 배려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체재를 봅시다. 이제동을 대체할 선수는 그나마 김정우, 김윤환 정도를 제외하면 없다고 봐야겠지요.
  이는 공급자의 교섭력에 힘을 실어줍니다. 대체제가 적고 그나마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라는 것을 보면
  이제동의 몸값은 더욱 높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선수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도록 만든 FA환경때문에 이제동 선수는 처참한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구매자의 교섭력을 봅시다. 매우 강합니다.
  협회와 구단은 공급자(게이머)의 힘을 없앰으로써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교섭력을 극대화시켰습니다.
  매우 이기적인 처사이고 게이머를 상생의 관점이 아닌 비용의 관점에서 보는 것입니다.

  약간 다른 의견을 덧붙이면 20C 재무회계는 노동자를 시간당 얼마 생산할 수 있는 지로 보고 비용으로
보았습니다. 직원=비용의 관점인데 21C에서는 인적자원이 큰 재산입니다. 이제는 인적자원을 비용으로
보는 게 아닌 무형자산으로 인정하는 시대입니다. 기존 ABC에서 보는 원가회계와 달리 케플란&노튼이
주장하고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BSC의 개념만 보이도 그렇고, 그냥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연습실이나 컴퓨터, 버스 이외에 다른 돈 들어가는 것이 많이 필요한 산업입니까?
이 판의 핵심은 프로그래머, 인적자산에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협회는 비용으로 보고 있는 것 같군요.
  
  
  마지막으로 기존 기업간의 경쟁입니다.
  만약, 앞서 말한 족쇄조항들이 없었다면 FA선수를 가져가기 위한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이 벌어질 테고
이를 통해 기존 기업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만 했을 겁니다. 기존 기업간의 경쟁을 줄여서 비용을 줄이고 선수들을 헐값에 거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들어 버림으로써 기업은 경쟁비용을 절감하고, 소속게이머들의 몸값을 높게 주지 않아도 되는 구매자의 교섭력을 강화시켰습니다.


  결론적으로 FA제도는 욕이 안 나올 수 없는 극악한 제도입니다.
  아주 편향적이고 카르텔을 연상할 정도로 담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조항이 나올 수가 없다고
  봅니다. 시장경제에서 질서가 중요한 이유가 뭘까요?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새치기하는 사람이 나오게
  됩니다. 새치기하는 사람은 강자만이 가능하겠지요. 질서라는 것은 원래 약자를 보호하고자 나온 개념입니다. 하지만, 협회와 구단은 질서를 강자에게 유리하게 만듬으로써 약자를 더욱 위축시켜버렸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제동 선수 정도의 결과밖에 바랄 수 없다면 적당히 게임하면서 즐기다가 군대가는 게
차라리 더 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로선수에게는 우승의 명예도 중요하지만 연봉으로 평가받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돈이 큰 동기부여가 되는 세상에서 상한선을 그어버린 것입니다. 

  기업경영 좋습니다. 하지만, 선수와 팬을 생각하는 유럽식 조합주의 모델이 아닌 기업의 이익만을 극대화
하려는 영미식 모델을 협회와 구단이 계속 따라간다면, 이 판을 키웠던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을 무시하고,
탐욕으로 일그러진 기업들의 그림자만이 남는 황폐한 곳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