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지눈 칼럼

FA 반대 선언문

생각하는 소비자이자 행동하는 팬의 모임인 'e스포츠를 지켜보는 눈'(이하 이지눈)은 KeSPA(이하 협회)에 FA 규정 전문 공개를 요청했으나 시기상 민감하며 FA 규정 전문 텍스트는 배포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란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기사로 밝혀진 규정들에 반박한다.



현 e스포츠의 FA 규정들이 독소조항들인 이유는 자명하다.


1)선수에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

FA(자유계약선수)의 본래 목적은  특정시간을 소속팀에서 봉사한 선수에게 직장인 팀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 FA엔 자신의 의사로 팀을 고를 권리가 선수에게 없다. 가장 많은 입찰가를 낸 타소속 팀과 무조권 계약 협상을 해야 하는 '포스팅 제도'며 Free Agent가 아니라 Free Auction일 뿐이다. FA 제도를 도입한 합리적 팀스포츠라는 대외 선전 명분으로 선수를 불합리한 계약으로 옭아매는 가짜 FA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협회의 고전적인 위장수법에 불과하다.

협회는 포스팅 제도가 "사전접촉과 담합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나" 협회가 11 게임단의 연합체고 FA 규약이 그 협상물인 만큼 그 실효도 의문스러우며 FA 선수가 자신의 의지로 팀을 고를 권리를 봉쇄할 어떤 권리도 근거도 없다.



2) 노예 계약성 규정이다.

Free Auction으로 선택되는 팀은 '총액 최고가 낙찰'에 따른다. [계약 기간X연봉]이 가장 큰 팀에게 계약 협상권을 주는 제도다. 간단하게, 계약기간은 가장 긴데 반해 실 연봉은 가장 낮은 팀이 선수를 데려갈 수 있다. 첫 줄로 돌아가는 독자 당신, 당신은 잘못 읽지 않았다. 제대로 읽었다. 만약 선수가 이를 거절하면 첫 제시액보다 금액을 낮출 권리를 가진 원소속팀과 다시 협상을 하며 여기서도 결렬되면 프로게이머 자격 자체가 정지되고 개인리그 출전조차 금지당한 채 1년의 요양 뒤 은퇴 수순이나 밟게 된다.

SK T1의 김택용을 포함해 FA 선언을 포기한 선수들은 원소속 팀과 다년 계약이 아닌 1년 계약을 택했는데, 불합리한 노예 계약성 FA가 주는 위협 때문에 원소속팀과 불리한 협상을 하도록 압력받기 때문이다. 결국, 호랑이 아니면 이리일 뿐이다. 기사에 따르면 실제로 A선수는 FA를 선언했다가 원소속 프로게임단에서 이런 내용을 설명 받고 두말없이 FA 선언을 포기했다.

협회 측은 “선수들이 기간에 관계없이 가장 많은 연봉을 보장하는 프로게임단에 입단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라고 명분을 밝혔는데 실제론 가장 많은 연봉을 보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선수들에게 불리한 단기 1년 계약으로 유도한다. 양식 있는 사람들을 닭이나 붕어로 보고 우롱하는 게 아니라면 변명도 말을 골라가면서 해야 할 것이다.


3) 불공정한 협상 테이블을 강요한다.

하루 24시간 연습에만 매달려 있는 10~20대 선수들이 법과 계약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는가? 그들의 부모님이라고 얼마나 알겠는가? 그런 그들에게 에이전트 선임을 금지하고 전문지식과 전문인력을 가진 대기업과 알몸으로 협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작태인지 방석집 아가씨들을 단속하는 포주의 장사법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기업이라도 지켜야 할 상도가 있다.


4) 계약 연봉은 비공개다.

FA 대상인 선수도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도 연봉은 비공개다.  명색이 프로스포츠인데 어떤 속임수와 부정이 저질러지든 확인할 수가 없다. 설사 공개되더라도 이면계약의 속임수가 있을 수 있는데 공개조차 않는다는 건 '부정을 저지르겠다.'라는 공개선언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는가?
  

5)사전접촉과 담합은 시기상조이니 예방이나 처벌규정을 만들지 않는다?

번역한다. '예방이나 처벌규정은 시기상조이니 사전접촉과 담합을 하겠다.' 포스팅 제도를 들여놓은 명분이 사전접촉과 담합을 막기 위함이라 밝혔음에도 실제론 실효 있는 예방과 처벌 규정이 없다는 건,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음주운전 단속을 하지 않겠다는 말처럼 이율배반이다.





FA 규정 전문의 비공개와 FA 반박 1)2)3)4)5) 조를 볼 때, 현 FA 규정과 실행은 선수의 권리를 불합리하게 제약해 팀에 귀속시키며 불공정 계약을 확장하고 동시에 이 모두를 은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이용될 뿐이라 판단된다.


이에 이지눈은 공표와 집행의 권리를 가진 협회와 협회에서 실제로 결정권을 지닌 프로게임단 사무국장들의 모임인 전략위원회에 선언한다.


1. 현재 이지눈은 FA 규정들이 불공정 거래 사유에 해당됨을 확인해 한국야구위원회에 시정조치를 내린 공정위 심결을 토대로 공정위에 신고 접수를 했으며 이로써 이지눈은 법적인 대응을 시작한다.

2. 빠른 시일 내에, 게임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규칙을 제정하는 협회 측의 대표와 FA 당사자인 선수들의 대표와 e스포츠의 실 소비주체인 팬들이 FA 제도의 보완과 개선을 위한 토론과 합의를 위해 공청회를 열 것을 요구한다.

3. FA 개선을 위해,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FA 규정이 선수에게 불합리한 피해를 주는 문제를 각 언론들을 통해서 한국의 각계각층에 적극 알린다.


FA 반대선언문을 시작으로 이지눈은 e스포츠에 '프로스포츠'다운 성숙한 제도와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실효적인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09. 08. 23



생각하는 소비자이자 행동하는 팬의 모임인 이지눈(대표 커뮤니티 싸이트 http://eznoon.tistory.com ) 일동.

'이지눈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승 프런트의 자비나 기다리고 있을거냐.  (0) 2009.08.30
개인  (0) 2009.08.28
e스포츠를 지켜보며 FA를 지켜보며  (3) 200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