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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눈 칼럼

화승 프런트의 자비나 기다리고 있을거냐.

팟저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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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동 인터뷰만 아니었다면 타팀이 입찰했을수도 있을거야.
  웅진이 영입을 고려했다고 하잖아.
  이제동이 경솔했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몰라.
  이제동이 자초한거지.
  그 인터뷰만 아니었으면...
  인터뷰 때문에...

  조정웅 감독은 뭘했는지 몰라.
  어차피 원래 그런 사람이었잖아. 오영종 사건 몰라?
  자기가 키운 선수면 스스로 보듬을 줄 알아야지.
  조정웅 떠나면 제동이는 어찌 되려나.
  조정웅이 프런트를 설득했다면...
  조정웅 때문에...

  화승 프런트의 최고 대우가 고작 이거야?
  현재 스타판 최고 아이콘인데 그걸로는 부족하지.
  그래도 이제동 아니었으면 광안리도 못갔을텐데.
  제동이 떠나면 화승은 어찌 되려나.
  화승 프런트가 이제동을 제대로 평가했다면
  화승 프런트 때문에...



  인터뷰 때문에, 조정웅 때문에, 화승 프런트 때문에

  수많은 때문에, 때문에, 때문에...




  제동이 아버지 인터뷰 봤냐?
  정말 은퇴하면 화승은 큰일나는 거잖아.
  일종의 언플이겠지만...
  그래도 꽤 쏠쏠하게 먹힐 것 같긴한데.
  하긴 이제동 아버지가 수틀려서 제동이 유학보내면...
  이제동 아버지 생각하면...
 
  조정웅 싸이 봤는데 말이야...
  그동안 쌓인 정이 얼마겠어. 
  오영종, 박지수때랑은 다르지. 
  그래도 이제동이라면 조정웅이 어떻게 해주지 않을까?
  제동이 은퇴하면 조정웅 감독하기도 힘들 거 아냐?
  조정웅의 그동안 행적을 생각하면...

  화승 프런트도 기업 이미지라는 게 있지.
  오영종, 박지수때야 조정웅 감독 일이었고...
  자기네 팀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미지 때문에라도...
  기업한테 이미지는 중요한 거니까.
  연봉 공개 못한다지만 이미지 쇄신할겸 거한 계약하고 공개할수도 있잖아?
  화승이란 기업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제동 아버지 생각하면, 조정웅 감독을 생각하면, 화승이란 기업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수많은 생각과 생각과 생각들, 






  

  과연 그럴까?

  이제동 인터뷰만 아니었다면, 조정웅 감독이 프런트를 설득했다면, 화승이 이제동의 가치를 알아줬다면
  지금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과연 그렇게 될까?

  이제동 아버지의 말대로라면, 조정웅 감독이 프런트 설득에 나선다면, 화승이란 기업도 이미지라는 게 있으니
  모든 게 잘 해결될까?










  그래, 그렇게...



  이제동 인터뷰나 탓하고 있을거냐.
  화승 프런트의 자비나 기다리고 있을거냐.
  이제동이란 에이스가 없었다면 결승 진출 못했을 화승의 사정에나 매달릴 거냐.
  대기업의 이미지 관리 어쩌고를 주절이면서 제멋대로 위안삼을거냐.


  그걸로 될 것 같아요?


  그러다 이제동 은퇴하면 어쩔래?
  아버지 말대로 유학가면 어쩔래?
  이제동, 이라는 존재가 스타판에서 사라지면 어쩔래?


  프로게이머의 일일 뿐이라고? 남일이라고? 그놈들이 알아서 해야한다고?
  그렇게 생각해? 진짜? 그래서 이제동이 게이머질 때려쳐도 그거면 되냐?
  정말 그거면 되는 거냐.
  그거면 되는 거냐고.



  모로 가든 결론은 하나다.
  신설 FA 규정은 존나게 잘못되었다. 
  어렵다고, 힘들다고, 불편하다고

  외면하지마라.

 
  조정웅 때문도 아니고 화승 때문도 아니고 이제동 인터뷰 때문도 아니다. 
  FA 때문이다. FA 때문에 지금 이제동이 은퇴할수도 있다.
  결국 이걸 뜯어고쳐야 모순이 해결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되도 않는 짓거리들에 되도 않는 이유들로 되도 않는 설명만 하고 앉아있다간
  제 2, 제 3의 이제동이 나타날수도 있다.


  우리 선수는 다를거라고? 우리 선수의 감독님은 다를거라고? 우리 선수의 팀은 다를거라고?


  FA 처음 도입될때 다들 뭐라고 했더라,
  그래, 아마 이제동이나 김택용은 팀 차원에서 몇억씩 들여서라도 잡을거라고,
  어차피 그 선수들에겐 해당사항 없는 규정이라고들 떠들었지. 
  맞아, 나도 그랬어.


  근데 지금 봐라. 


  이제동이, 
  새로운 스타판의 아이콘이,
  화승이라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가,
  올시즌 스타리그 우승자가,
  임요환 이후 처음으로 스타리그 2회 연속 우승을 이룬 이가,
  이윤열과 박성준을 이어 골든마우스를 차지한 프로게이머가,
  본좌론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경이로운 존재가,


  FA 사태에 말려 은퇴를 하네마네 떠들고 있다.  


  지금,
  나는,
  니들은,
  우리는,
  팬들은,

  가만히 앉아서 Trust Hwaseung, Everythings gonna be alright나 읊조리고 있을때가 아니다.


  더 이상 남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찮은 선수들의 일이 아니다.
  케스파 랭킹 1위, 스타판 최고 선수의 일이고,
  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일이다.

  이제동이 은퇴해도 내 일이 아니라고?
  김택용이 은퇴해도, 이영호가 은퇴해도, 송병구가 은퇴해도,
  그리고 자신이 매일매일 찾아보는 그 어느 선수가 은퇴해도,
  내 일이 아니라고?

  거짓말 하지마.
  넌 그 선수를 위해, 그 선수 때문에 중계를 보고 커뮤니티질을 하고 오프까지 뛰었다.

  그건 나, 너, 그리고 우리의 문제다.
  우린 빌어먹을 E-스포츠를 즐기는 팬이고,
  선수의 경기에 일희일비할수밖에 없는 이들이고,
  그리고 지금 그 선수의 정점에 이른 이가 은퇴를 할지도 모른다.
  다른 선수들은 오죽할까.
  다른 선수의 팬들은 오죽하겠냐.

  



  3자 입장인 우리가 무얼 할 수 있겠어?
  프로게이머들이 알아서 해야겠지?
  협회가 말을 해도 듣질 않아?




  뭐 그리 복잡하게 생각하는지.
  그냥 싫으면 싫은거야. 나쁜 건 나쁜거고.

  꼬우면 까야지.



  이제동이 은퇴하는 게 아니꼬우면
  까라.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야.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지난하게, 짜증이 날 정도로,
  단, 무엇을 까야하는지 똑바로 직시하고서.


  싫은 것에, 부당한 것에, 옳지 못한 것에,
  싫다고, 부당하다고,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물론 그런다고 모든 게 변하진 않겠지.


  그래도 이게 시작이다.




  참으면 병 된다, 무지는 죄악이다, 나쁜 건 까야된다,


  그리고 꼬운 건 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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